전자 도서관 어플에서 <고마워, 우울증> 이라는 책을 접하고
시간의 여유가 생겨 읽게 되었는데,
책 한페이지 읽으려고 하면 잡념 때문에 좀처럼 책장을 넘기기가 어려웠던 평소와는 달리
몇 시간 만에 순식간에 읽고 내용 정리까지 끝낼 수 있었던 몇 안되는 책이 되었다.
고마워 우울증 : 네이버 통합검색
'고마워 우울증'의 네이버 통합검색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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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삶의 방식을 바꿀 기회다"
이 책을 읽으며 발견한 가장 와닿았던 문구다.
전문가를 통해 진단을 받은 적은 없지만
전엔 느껴본적이 없는 장기간에 걸쳐 가라앉아 있는 기분, 무엇을 하려고 해도 무력감으로 의지가 발현되지 않는 상태,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도 전혀 감이 오지 않는 상태,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고치지 못하고 있는 손뜯는 버릇, 만성적인 복부팽만과 소화불량, 잦은 두통으로 보아 지금이 내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할 때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은 수 년 전부터였다.
처음엔 소화제로 해결해왔지만
이제는 일반 소화제를 먹어도 해결되지 않고
소화가 안 되다 못해 구토를 한 적도 있고
소화효소제를 직구하여 매 끼니마다 먹고는 있지만 소화를 잘 되게 해주는 효과는 그닥 크지 않은 것 같다.
위 자체에 이상이 있나 싶어 내시경도 해봤지만 위에는 이상이 없었다.
두통도 마찬가지이다.
두통약을 먹는 횟수가 잦아지고 알의 갯수가 점점 늘어나는데 잘 듣지 않고 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손 뜯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손톱과 손톱 주위의 살을 끊임없이 뜯고 있는데
뜯는 버릇 때문에 가족들한테 많이 혼나도 보고
고쳐보려고 갖가지 노력을 해보았지만 그 때뿐이고
생각이 많아진다던가 뭔가를 해야하는데 막막하거나 하기싫거나 이럴 땐 어김없이 뜯고 있다.
우울증은 '몸이 보내는 경고 사인'이라고도 하는데
몇 년째 겪고 있는 소화불량에 두통,
무기력과 게으름 이 모든 것들이 '나 힘들어. 나좀 봐줘.' 라고 내게 말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엄격한 집안환경 때문에, 그리고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 주변에 맞춰주는 것에 익숙했고
~해야만 한다는 말로 나를 강박해와서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될거 같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고,
그렇게 살다 보니 내가 뭘 원하는지조차도 모른채 살았다.
이러한 우울증을 고치기 위해
이 참에 나의 삶의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본다.
*~해야만 한다 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세하게 계획하지 않기
계획을 하게되면 계획한 대로 지켜야 하는 강박이 있는데,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다 보면 계획이 틀어질 일이 끊임없이 생긴다.
요즘따라 내 시간을 내가 100% 컨트롤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계획이 하나씩 틀어질 때마다 드는 죄책감이 쌓여 스트레스가 되고 스트레스가 쌓여 우울증이 된다. 강박을 버리자.
미리 계획하는 대신 그때그때 하고싶은 일들을 한다.
*당장은 원하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차근차근 나를 알아감으로써 원하는 것을 찾기
책을 읽던 유튜브를 보던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매체를 많이 접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고 자아성찰을 자주 한다.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건 그만큼 감정이 오랜 기간에 걸쳐 많이 억눌려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다가 '내면아이(inner child, 한 개인의 정신 속에서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처럼 존재하는 아이의 모습)'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었는데, 내면아이의 억눌려 있는 감정을 꺼내어 달래주고 내면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줌으로써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나간다.
*나를 위해 살기
특정 인물을 만나서 한번이라도 불편한 기분이 든다던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한다던가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그 인간관계는 과감하게 끊고 나를 위해 산다.
상대방이 나를 바꾸려 드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는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끊는다.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싫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저 그 사람과 나는 성격이 안 맞는 것이다. 싫은 소리는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자리에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고 다음부터는 상대하지 않으면 된다. 차라리 혼자가 되는것이 낫다. 혼자가 되는 건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좋은 점이 많다.
내 마음의 소리에 늘 귀를 기울이고 모든 결정은 나를 위해서 한다.
*부모님의 희망으로 입사한 현 직장 그만두고 새로운 삶 살기
현재 다니는 직장은 부모님의 희망으로 입사한 곳으로 업무의 성격상 업무 방식이라던가 근무환경을 내가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한 곳이다. 게다가 이 업무방식과 근무환경이 나와 맞지 않아 이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더 안 좋아졌음을 느낀다. 주체성의 확립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일 중의 하나는 내 희망이 아닌 부모님의 희망으로 들어간 이 직장에서 나오는 것이다. 올해 남은 기간동안 차근차근 준비하고 나와서 새로운 삶을 살자.
새로운 삶을 위해 필요하다면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을 떠나 나만의 거처를 마련하자.
그리고 지금은 시기적으로도 직원을 잘 뽑지 않는 시기인 데다가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기엔 기력도 딸린 상태라 새로운 직장일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한 개 정도 선택해서 쉬엄쉬엄 공부부터 시작했다가 안 맞으면 다른 공부 했다가 차근차근 인생을 살아가자. 끈기 있는 것도 좋지만 빨리 판단해서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결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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