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땐 부모가 완벽하고 부모가 하는 말이 전부인 줄, 진리인 줄 알았고
마구 화를 내도 아무말 못하고 그저 울거나 주눅들어 있었는데
요즘은 그 믿음이 참이 아닐수로 있다는 걸 몸소 느끼며 하나하나 의문을 품고 있다.
그리고 여태 잘못 살아왔구나 라는 것도.
최근에 상사한테 크게 혼날 때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던 것도, 인간관계에서 사람들한테 당당하게 말 못하고 주눅들고 끌려다니는 것도,
인간관계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잘못 형성되어서 그렇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오늘도 그랬지만 우리 부모님은 참으로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차라리 뭔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이 있으면
그때그때 알려주고 그렇게 하지 마라 그선에서 끝을 내야 하는데
자기 감정에 취해서 발단이 되었던 일은 막상 별거 아니거나 아님 다른 일 때문에 격해진 감정인데 운이 없게도 내가 거기 있었다는 이유로 화살이 나한테로 돌아가 평소엔 그냥 넘어갔던 일들로 내게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쌓여있는 다른 것들까지 죄다 끄집어내서 사람 진을 빼놓곤 한다.
내가 회사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걸 알고는 있다. 다만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저 닥치고 다니라는 거다.전날에 내 흰머리가 부쩍 늘은 걸 보며 스트레스를 언급했었지만 오늘은 이렇게 얘기했다. 취업시장의 현실을 들먹이며 바닥까지 이르른 사람들하고 비교하며 감사해야 된다고 감사하지 않으면 망한다 라고까지 얘기한다. 그건 아니지 않나.
세상에서 젤 이해 안가는게 덮어놓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덮어놓고 감사하라는 거다. 안 맞는거 길이 아닌거 무턱대고 받아들이라는거 얼마나 폭력적인 것이고 건강에 해로운 것인데...
혼나는 그 순간엔 그저 무섭고 두렵다.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로 인해 누가 나한테 그냥 싫은소리 하거나 큰소리 내는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고 사람이 두려워졌다.
누가 나한테 좀만 뭐라하면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예전에 외국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났을 때도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부모님한테 혼나면 어떡하나 였다. 그 다음엔 내가 잘못되면 어떡하나였다. 그래서 수습이 끝난 후 여느때와 같이 회사로 돌아가 일을 하다 평소와 같은 시간에 퇴근하고 그 차를 끌고 집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가 나 자신한테도 한없이 박하게 굴었다.
뭔가 잘 풀리지 않으면 내가 나에게 모진소리 하고 나를 들들 볶곤 했다.
그러다 어느날부터 의지가 발동되지 않게 되었다.
내 무의식이 더 이상 의식의 말을 듣지 않고 있다.
끝없는 게으름, 무기력, 작심삼일 등으로...
이제는 손하나 까딱하기 싫고 움직이기 싫을 정도에 이르렀다.
당장 독립하기엔 어려움이 따르지만
내면아이에게 사과하고 아이를 달래주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온 거 같다.
'끄적끄적 > 일상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신과 치료 시작 (0) | 2020.11.08 |
|---|---|
| 어쩌면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0) | 2020.11.03 |
|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 (0) | 2020.10.31 |
| 눈물 속에서 만난 내면아이 (0) | 2020.10.21 |
| 내 남은 명 다 가져가도 좋으니 (0) | 2020.10.20 |
댓글